2019년 6월 발생한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지명수배된 이은해(31)씨는 남편인 윤모(당시 39세)씨가 사망한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기로 지급을 거부당하자 2020년 3월 본인이 먼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험사 만행으로 보험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며 제보했다.
그러나 이씨를 취재를 하던 제작진은 어딘가 수상한 점을 느꼈다. 제작진은 윤씨가 사망하게 된 원인부터 다시 되짚어봤고, 7개월 뒤인 2020년 10월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가평계곡 익사 사건 미스터리’ 편을 내보냈다. 그리고 2022년 3월30일,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에 대한 지명수배가 내려졌다.
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는 2020년 이씨를 직접 취재한 ‘그것이 알고 싶다’ 김영태 PD가 출연했다. 김 PD는 이씨와의 첫 통화, 취재·제작 과정을 자세히 털어놨다.
김 PD는 “저희가 보험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험사와 분쟁 중인 분들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제보 요청 글을 냈는데 메일이 왔다. 그 메일 제목이 이렇게 시작한다. ‘대형 보험사의 불법 만행을 고발합니다’. 2020년 3월 이씨가 보낸 거다. 그래서 그날 처음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김 PD는 이씨와 여러 차례 통화를 나누면서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한 사건인데 당연히 있어야 되는 어떤 슬픔, 안타까움 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그 사건을 매우 건조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계곡에 놀러간 사람들이 남편의 지인이 아닌, 본인의 지인들로만 구성돼 있었다는 것도 의아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너무 건조하게 ‘제가 내연관계에 있었는데, 그 내연남도 계곡을 같이 갔어요’라고 저희에게 말한 점이다”라고 했다.
김 PD는 이씨의 이야기를 아무리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며, 그때부터 가평 계곡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 PD가 이씨, 공범인 조현수씨와 통화하면서 느낀 점은 ‘보통내기가 아니다’라는 거였다. 김 PD는 “보통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전화하면 당황하는데 말을 잘 돌렸다. 다른 주제로. 오히려 저한테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고 더 공격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이 불법과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을 많이 경험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목격자는 6명이다. 이씨와 조씨를 빼면 4명. 김 PD는 “그중 공범으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다. 또 사망한 윤씨를 처음 본 분도 있다. 그 무리에 처음 낀 거다.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다. 이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어떤 다른 사람을 일부러 섭외하고 캐스팅해서 그 현장에 데리고 간 것이다, 그만큼 치밀하게 이 사건을 준비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23일 방송에는 이씨에 관한 후속 보도가 나간다. 김 PD는 이씨의 이전 남자친구 사망사건, 이씨가 윤씨에게 복어독을 먹였다는 의혹 등을 다룬다고 예고했다.

‘이은해씨가 윤씨를 평소 어떻게 대했냐’는 질문에 김 PD는 “요구할 것을 아주 강단 있게 요구했다. ‘어떻게 해야 해’라고 지시를 내리고 서슴없이 요청했다. 윤씨가 어렵게 사는 걸 알아도 번 돈은 ‘다 나한테 줘야돼’ 이런식이었다”고 했다. 반대로 조씨는 윤씨를 ‘형님 형님’이라고 부르며 깍듯하게 대했다고 한다. 김 PD는 “형님이라며 비위를 맞춰줬다. 하지만 이용할 건 다 이용하는. 그래서 좀 더 악독하고 무섭게 보인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 PD는 이씨와 조씨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당신들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다. 수사기관과 또 저희 취재진들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그냥 잘 있다가 잘 검거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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